배꼽인사


노병귀환

이 작품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나이 많은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나이 많은..
2005년 작품을 2008년.. 지금에야 읽어보게 되었는데. 주인공이 나이 지긋한 40대라 그런지 작품에 있어서 무게감이 느껴진다.

국가와 문파간의 관계를.. 상당히 스케일이 큰 작품이다.
스케일이 큰 반면, 빠른 전개가 마음에 든다. 다만, 결말이 엉상하게 느껴지는건 나만의 느낌이였을까..? 아니면, 주인공, 장철웅(이세민)을 좀 더 붙잡고 싶어하는 마음 때문이였을까..?
결말이 너무나 아쉽게 느껴지는 작품, 노병귀환.

노병귀환은 제목을 생각하면 대략 느낌이 올것이다.
아래는 노병귀환 (서) 부분입니다.

참으로 지리 한 전쟁이었다.

장장 30여년을 끌어오던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마을사람들은 하나둘 가슴에 묻어두었던 아비와 자식,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을 기억해 냈다.

코흘리개였던 아이가 마당에서 뛰노는 자식들을 바라보며,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아비가 혹시 돌아오지 않을까 동네 어귀를 바라보는 일이 잦아졌다.
열여섯 꽃다운 나이에 도화아래에서 맺은 가약을 기억하는 중년여인도 괜히 마음이 아련해 지는...
이제는 일손을 놓아도 되겠건만 어느 장정 못지않게 풀무질이 힘차던 대장간 영감조차 한쪽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곰방대를 무는 일이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마을은 무슨 돌림병이라도 돌고 있는 듯 곳곳이 한숨소리요 곳곳이 천지신명께 무언가를 고하는 소리로 하루도 잠잠할 날이 없었다.

사람들은 사람들을 기다렸다.

하루...달포...한 달...석 달...

처음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이 들렸을 적만 해도, 마을 객잔에 제법 사람이 들어 주절주절 이야기도 많더니만, 넉 달이 지났을 무렵에는 예전의 한적함이 무색할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이른 봄, 마흔 호가 가까스로 넘는 이 작은 마을 구석구석에 잦아들었던 그리움이, 가을 추수에 손이 바빠지기 시작할 무렵이 되자 어디서도 그 자취를 찾을 수 없었다.

전장이 아무리 멀다하여도 말로 달리면 한달이요, 잰걸음으로 달려와도 석 달이면 소식이 들릴 만도 하였건만...그리움이란 돌림병이 시작된 지 일년이 다 되어가도록......기다리던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일년이 다되어 가던 무렵. 정확히 열 달 스무 닷새째가 되던 그날...눈발이 하도 거세어, 싸릿담 하나 넘어 건넛집 불빛조차 가물거리던 그날까지는...아무도 돌아오지 않았었다.


판타지/무협 l 2008/02/2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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